포항의 어느 밤, 영일만에서 멀지 않은 골목에 Tilt라는 펍이 있었다. 노란 간판에 검은 글씨로 TILT BAR N GRILL이라 적혀 있었고, 그 아래 작은 글씨로 Take Out 254-2344. 입구에는 강한 백색 스포트라이트 몇 개가 어둠을 밀어내며 간판을 비추고 있었다. 펍 입구 자체가 작은 무대처럼 보였다. 그 안쪽으로 다트보드가 보였고, 큰 화면 두어 개에서 어떤 스포츠 경기가 흘러가고 있었다.미국식당 맛집이라는 추천을 받고 찾아간 곳이었다. 처음에 머릿속에 그렸던 것은 묵직한 수제버거 한 덩어리. 두툼한 패티에 체다치즈와 베이컨, 그리고 빵 위로 흘러내리는 스페셜 소스. 그런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그날은 수제버거를 판매하지 않는다고 했다. 주방 사정 때문일 수도, 재료의 문제일 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