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영화를 봤다. 안톤 푸쿠아가 감독하고 마이클의 조카 자파르 잭슨이 자기 삼촌을 연기한 전기 영화다. 영화관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마이클이라는 사람의 형체가 자꾸 머릿속을 맴돌았다. 정확히 말하면 형체가 아니라 어떤 감정의 윤곽 같은 것이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이 끝나고 자막이 올라가는 동안에도 그 윤곽은 좀처럼 흐려지지 않았다.집에 와서 책장 옆 LP 수납장 앞에 잠시 멈춰 섰다. 평소엔 그냥 지나치는 자리였다. 그런데 그날은 영화의 잔상 때문이었는지, 한 칸 한 칸 천천히 들여다보게 됐다. 그러다 흰 양복을 입은 한 남자의 사진이 눈에 들어왔다. 검은 셔츠, 흰 정장, 비스듬히 누운 자세, 그 유명한 자세. 1982년에 나온 스릴러였다. 표지 한쪽 귀퉁이엔 한국 음반사 라이선스 스티..